2025-05-08

상큼하고 부드러운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프랑스 현지식

 여행지를 추억 하는 요리,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건강식

파리 개선문
파리 개선문입니다. 오늘은 파리를 추억 하는 음식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나를 위해 요리한다는 사치

먹는다는 것, 맛을 느끼는 행위는 여러분께 어떤 의미인가요?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행위지만, 저는 그것을 넘어 저 자신을 돌보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지요.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다면 건강한 재료들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저는 건강한 재료를 고르고 나와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즐겁습니다. 신선한 재료를 고르고  맛있는 요리를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사치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경제적인 여유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이를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비록 내가 만드는 한 접시의 요리에 큰 돈은 들이지 않았지만, 느긋한 주말 오후 내가 차린 건강한 식단에 감사함을 느낀다면 저는 엄청난 부자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건강하지만 맛없는 음식을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건강하고 제가 간직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요즘 제가 빠져있는 저속노화 식단과도 궁합이 잘 맞는 음식입니다. 

파레에서 즐겨 만들어 먹었던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파리에서 즐겨 만들어 먹었던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프랑스 노란 멜론의 개인기가 필요한 요리

오늘 요리는 제가 프랑스 친구에게 초대 받아서 먹어본 음식 중 너무 맛있어서 파리 생활 내내 도시락으로 싸서 다녔던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입니다. 파리에서는 한 겨울을 제외하고는 친구들과 빙 둘러 않아서 점심을 까먹는(?) 일이 많았는데요. 저는 너무 좋아해서 매일 이 음식을 싸서 다녔을 정도였습니다. 저에게는 파리를 소환시키는 요리이지요. 이 음식을 먹으면 따뜻한 햇살, 푸른 나무 그늘 아래 벤치, 신선한 바람 냄새가 생각나요.

주재료는 자몽, 아보카도, 노란 멜론입니다. 나머지 재료들은 취향에 따라 가감 하시면 됩니다. 안타깝게도 주재료인 노란 멜론은 한국에서 구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부터 한여름까지 파리 시내 마트에 가면 어디를 가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데요. 현재 시세는 알 수 없지만 프랑스 현지에서는 1유로에서 1.5유로 정도 했었어요. 2-3년 전 시세이니 현재는 더 올랐을 수도 있지만 한국에 비하면 멜론은 아직도 더 저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파리 생활이 외식 물가가 높아 팍팍했지만, 신선한 야채와 과일은 한국에 비하면 저렴해서 파리에 가시면 식료품 쇼핑도 한 번 경험해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Melon jeune, 노란 멜론이란?

노란 멜론이라면 겉이 노란색일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노란 멜론(Melon jeune)

크기는 아이 머리통만한데 미니 농구공처럼 생겼어요. 처음에는 한국에서 먹던 멜론이 아니라 사먹지 않았어요. 겉이 매우 딱딱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친구가 대접한 샐러드를 먹어보고는 이 노란색 재료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Melon jeune'라고 하는거에요. 근데 나는 마트에서 노란 멜론을 본 적이 없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요. 그 뒤에 마트에 가서 유심히 살펴보니 노란 멜론(Melon jeune 믈론 젼느라고 읽습니다.) 표지판 위에 웬 푸르딩딩한 녀석이 있는거에요. 집에 와서 잘라보고 알았어요. 왜 노란 멜론인지.

노란 멜론의 속 모습

자르면 이렇게 노란 속살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느껴지시나요? 왠지 호박 같은 맛이 날거 같지 않으신가요? 정말 갈라보면 한국에서 먹는 단호박이나 늙은 호박 같은 비쥬얼 때문에 놀라는데요. 게다가 어찌나 겉이 딱딱한지 늙은 호박을 자르는거 같았어요. 속살을 먹기 너무 힘들었지만(껍질을 까다가 손목이 나갈거 같았어요.), 제가 포기하지 않고 이 재료를 고수한 이유는 바로 그 맛은 달콤한데 질감은 매우 부드럽기 때문입니다. 이 질감이 말캉한 아보카도와 쥬시한 자몽과 어우러져서 별다른 드레싱이 없어도 진짜 머리속에서 불꽃놀이가 나는 맛이랍니다.

노란 멜론을 참외로 대체해서 준비해 봤습니다.

한국에 와서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노란 멜론 대신 여러가지 재료들로 대체해 봤는데요. 일단 일반 멜론은 너무 딱딱해서 실패했어요. 그래서 오늘은 푹 익은 참외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재료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재료

샐러드를 만들기 위한 기본 재료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새우도 준비했습니다.

  • 자몽 반개
  • 아보카도 반개
  • 참외 작은 것 1개
  • 새우(냉동 새우 데친 것) 100g
  • 파프리카 조금(선택)
  • 드레싱 : 올리브유, 소금, 후추


참외 레이어
1층 참외 레이어

제일 먼저 참외는 씨를 발라내고 깍둑썰기로 해서 맨 아래에 깔아줍니다.

샐러드 2층 자몽 레이어
샐러드 2층 자몽 레이어

그 다음 자몽을 예쁘게 자몽을 얹어줍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재료를 얹어 줄 거에요. 저는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자몽 속껍질까지 벗겼답니다. 귀찮다면 그냥 썰어서 올리셔도 됩니다. 자몽은 커서 반만 사용했습니다.

샐러드 3층 아보카도
샐러드 3층 아보카도

후숙해서 부드러워진 아보카도 역시 깍둑썰기를 해서 올려 줍니다. 아보카도 역시 반만 사용했어요.

색감을 위한 파프리카 추가
색감을 위한 파프리카 추가

알록달록 색감과 영양을 위해 파프리카를 추가했습니다. 저는 파프리카를 좋아해서 색감도 올릴 겸 추가하였는데요. 정말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가감히 빼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노란색 파프리카였으면 더 톡톡 튀었을거 같은데 아쉽네요.

샐러드 4층 레이어 새우
샐러드 4층 레이어 새우

부족한 단백질 보충을 위해 재료를 추가하는게 좋은데요. 제가 처음 맛 보았던 샐러드도 그렇고 새우를 데쳐서 넣는게 제일 맛 조합이 좋았습니다. 저는 냉동새우 100g을 데쳐서 올렸습니다. 새우 추천 드립니다.

이제 드레싱을 올려야겠죠? 재료가 각각 개성이 넘치기 때문에 저는 재료 본연의 신선함을 살려서 드레싱을 살짝 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핑크솔트 찹찹
핑크솔트 찹찹

재료의 단맛을 살짝 끌어올리기 위해 소금을 살짝 뿌려줍니다. 저는 드레싱으로는 핑크솔트를 선호합니다. 일반 소금도 괜찮은데, 굵은 소금이 아니라 가는 소금을 첨가하시면 됩니다.

후추 툭툭
후추 툭툭

새우의 풍미를 올리기 위해 후추를 갈아서 툭툭 올려줍니다. 싫으면 건너뛰어도 됩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로 적시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로 적시기

소금과 후추를 뿌린 후 올리브유로 샐러드를 적셔줍니다. 저는 트러플 아로마가 들어간 올리브유를 썼는데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로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그냥 올리브유가 더 나은거 같아요. 집에 있는게 이것 뿐이라 어쩔 수 없었네요.

그 다음은 ?

테이블 세팅
테이블 세팅

먹기 좋게 테이블 세팅을 합니다. 저는 이 순간 가장 침이 꼴깍꼴깍 한답니다. 

맛있게 냠냠
맛있게 냠냠
한 입 드셔 보시겠어요?
참고로 참외도 나쁘진 않았지만, 역시 오리지날을 따라갈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노란 멜론 샐러드 레시피 현지화는 열심히 더 노력해볼게요. 하지만 이 또한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과일만 깎을 수 있다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맛있는 건강식이니 한번쯤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보카도 보관법


이 샐러드의 주 플레이어인 아보카도는 맛있는 상태로 준비하기 까다로운 녀석인데요. 저 같은 경우는 마트에서 낱개로 파는 상품 중에 매끈한 것을 고르는 편입니다. 집에 와서 주방에 놓고 3일 정도, 길다면 5일 이상 후숙을 하는데요. 겉을 눌러봐서 살짝 눌린다면 바로 종이에 싸서 비닐로 한번 더 감싸서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그렇게 하면 냉장고에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종이에 말린 아보카도


냉장고 보관 전 종이로 꼭 감싸주세요.

종이에 감싸면 아보카도에 냉기가 직접 닿지 않아 맛과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고 합니다. 제가 아보카도를 여러 개 버리고 나서야 깨달은 방법입니다.

이번 주말엔 건강한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어떠신가요?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블루베리와 함께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 블루베리와 함께

샐러드라고 하면 양상추나 로메인이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주로 과일을 이용한 자몽 아보카도 샐러드는 부드러운 식감을 가졌어요. 샐러드도 부드러울 수 있다고 저를 일깨워 준 음식이었습니다. 샐러드가 질겨서 싫어하는 분이라면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참고로 저희 아이도 드레싱 없이 잘 먹는답니다. 맛있는 것들만 모아놨으니 싫을 수가 없겠죠?

파리의 여행자
부럽다. 파리의 여행자

그나저나 파리는 언제 다시 가보나요?